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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책 저자의 삶은 정반대였다...학대와 차별 딛고 희망 전해

또융
LEVEL46
출석 : 122일
Exp.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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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라고 해서 동화 같은 삶을 살았으리라는 법은 없지만, 조금 의외다. 하마를 닮은 캐릭터 ‘무민’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토베 얀손(1914~2001)과 지난달 세상을 떠난 ‘꼬마 니콜라’의 작가 장 자크 상페(1932~2022)의 사연 많은 삶 얘기다. 그림책을 보고 마음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한 독자라면, 고통으로 얼룩졌던 그들의 생애에 마음이 아려 올 수밖에 없을 테다. 최근 전기물인 '토베 얀손'을 펴낸 출판사 북극곰의 이루리 편집장은 본보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기에 따뜻한 위로도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여성 퀴어 예술가였던 토베 얀손

토실토실한 하마를 닮은 ‘무민’ 시리즈는 숲 속에 사는 작은 트롤 무민과 친구, 가족의 모험담을 그린다. 치명적으로 귀여운 캐릭터들과 달리 책 전반에 두려움과 외로움, 삶의 불안정성, 캐릭터 간 갈등 같은 묵직한 긴장이 흐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을 향한 불안과 공포, 죽음과 슬픔 등 시대적 상처가 투영된 결과다. 얀손은 무민에 하얀색을 입히고 사려 깊은 가족과 친구, 아늑한 안식처를 만들어주는 등 전쟁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며 당대 남녀노소를 매혹시켰다.

 

예민한 감수성으로 시대의 상처를 보듬은 얀손은 소수자였다. 폴 그라벳이 쓴 '토베 얀손'에 따르면 그는 남성 중심적 문화 속에서 여성이었고 예술가였으며, 동성애자였다. 원래 꿈은 화가였지만 여성 예술가들은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였다.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져 일러스트레이터로 전향했다. 동성애 역시 불법이었다. 얀손은 보란 듯 당당하게 동성 연인과 사랑했지만 개혁을 부르짖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의 선택을 고수하며 묵묵히 저항했다. 예술가로서, 여성으로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움츠러들지 않고 소설가, 화가, 만화가로 활동하며 예술적 열정을 뿜어냈다.

무민 시리즈에는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 평온한 일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무민 일행은 광활한 세상으로 모험을 떠났다가 평화로운 숲 속으로 돌아와 아늑함에 젖는다. 시대적 혼란, 소수자로서의 고단함을 겪으며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것이 아닐까. 이루리 편집장은 “얀손의 작품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 치열했던 삶, 시대적 아픔이 모두 들어가 있다”며 “그 작품의 깊이가 전후 세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고 했다. 

 

불행한 유년 시절 보낸 장 자크 상페

지난달 89세로 세상을 떠난 장 자크 상페는 개구쟁이 아이들을 다정하게 바라본 ‘꼬마 니콜라’ ‘얼굴 빨개지는 아이’ 등으로 전 세계에 긍정 바이러스를 퍼트렸다. 빨간 베레모를 쓴 개구쟁이, 나이를 잊고 즐거워하는 어른 등 따뜻한 화풍과 재치 있는 유머가 전매특허. 그의 그림 속 인물들에게서 얼핏 외로움과 상실감을 느꼈다면, 상페의 어린 시절과 공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의붓아버지로부터 거의 매일 폭언과 구타를 당했고, 어머니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등 그는 비참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상페는 인터뷰집 ‘상뻬의 어린시절’에서 “단 한순간도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없어요. 그분들은 그저 힘 닿는 대로 사셨으니까요. 그래도 아들을 얼싸안아 주는 친구 엄마들을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져 내렸죠”라고 했다. 그림이 그에게 구원이요, 치유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것들에 왜곡된 행복의 옷을 입힌다고 나는 확신해요. 그렇게 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걸요.” 

 

상페의 타계를 계기로 그의 대표작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테마소설 분야 순위권 밖에 있다가 9월 월간 합계에서 26위까지 올랐다. 출판사 열린책들에 따르면 월 평균 190부 팔렸던 이 책은 8월에만 900부 가까이 판매됐다. 김서정 어린이책 평론가는 “상페는 유머러스하고 유희적인 글과 그림으로 무장하고 시대와 개인의 아픔을 이겨냈다”며 “글과 그림, 감성과 이성의 완벽한 조화는 독자들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얀손은 레즈비언 파트너인 툴리키 피에틸레와 수십 년 동안 행복하게 살다 87세에 숨졌다. 여든 살 얀손은 인터뷰집 '토베 얀손, 일과 사랑'에서 "비록 고달프긴 했으나 흥미진진하고 파란만장했노라"라고 했다. 상페는 지난달 사랑하는 아내와 친구들의 품에서 평화롭게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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