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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격 힘든 신형 미사일···김정은 섞어쏘기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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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만에, 유엔결의 위반 해당
방사포와 함께 70~240㎞ 시험
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추정
NYT “북한 낡은 각본 부활시켜”
북한 조선중앙TV가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참관 하에 진행된 화격타력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인근의 호도반도에서 신형 지대지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무기와 최소 두 종류 이상의 방사포(다연장로켓)를 동원해 발사 훈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일 발사 현장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는 소식과 함께 10여 장의 사진을 5일 공개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어제(4일) 발사한 단거리발사체와 관련해 세부 탄종과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라며 “현재까지 분석한 결과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240㎜, 300㎜ 방사포를 다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4일 오전 9시6분부터 27분까지 호도반도에서 북서쪽 해상으로 이들 무기를 동시다발로 발사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발사하는 장면과 300㎜, 240㎜ 방사포에서 포탄이 날아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함께 보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이날 발사한 건 단순한 발사체가 아닌 새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라며 “지난해 2월 열병식 때 선보였던 기종”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2월 건군절 열병식 때 두 발의 미사일을 탑재한 트럭을 공개했는데, 이 미사일이 4일 발사했던 신형 무기와 동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보면 4일 두 발을 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사진상 300㎜ 방사포 1~2발과 240㎜ 방사포의 트럭 4대에서 네 발 이상을 발사해 최소 총 10여 발을 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이후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았다. 이번 발사는 이후 18개월 만이다. 국제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북한에 대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어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북한이 그런데도 발사 장면을 공개한 건 국제사회 및 미국의 대북제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를 명심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단시간 내에 다양한 사거리의 여러 무기를 각각 발사한 건 이례적이다. 

이스칸데르, 낮게 날다 상승 뒤 급강하…사드·패트리엇으로 못 잡아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혼합해 시험발사한 것을 놓곤 한·미 당국의 초기 분석과 대응에 혼란을 주면서 양국의 반응까지 관찰하려는 의도적인 ‘섞어 쏘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보 당국자는 “북한으로선 한·미 당국에 먼저 혼선을 일으킨 뒤 다음 날 북한 매체를 통해 내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들의 메시지는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4일 시험발사한 ‘거리’도 주목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세 종류의 무기로 사거리 70~240㎞에 맞춰 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호도반도에서 쏜 궤적을 시계 방향으로 140도가량 돌리면 서울 용산의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해당된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대량살상무기센터장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패트리엇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최신 미사일”이라며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 지점에서 상승한 뒤 급강하하는 편심탄도(EccentricBallistic) 비행을 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무기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탄두는 무게가 500kg 이상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5일 스스로 탄도미사일을 동원했다는 사진을 공개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향후 미국의 대응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이 작성한 낡은 각본을 부활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용수·이근평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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